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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1일 목요일

서울대학교 학생 시국선언

다시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 서울대학교 학생 시국선언 ―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하여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던지는 것은 모교의 자랑스러운 전통이었다. 선배 열사들이 피로써 쟁취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현 시국에 즈음하여, 우리는 민주주의의 적들에게 엄중히 경고함으로써 선배 열사들의 정신에 화답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다. 이러한 원리는 선거에서의 투표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광장에서의 토론을 통하여, 거리에서의 외침을 통하여 실현된다. 이를 통하여 국민은 자신과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자명한 권리를 행사한다. 정부의 어떠한 권위와 권력도 이를 제한할 수 없다. 정부의 모든 권위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정부는 어떠한가.

 

  이명박 정권은 모든 국민이 자신의 사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부정하였다. 이명박 정권은 이른바 ‘불온 도서’ 목록을 작성하였고, 온라인에서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억압하였으며, 현 정권에 대한 비판자들을 박해하였다. 지난해 6월에는 촛불을 든 국민들을 방패와 군홧발로 찍어 눌렀고, 올해 5월에는 최소한의 생계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잡아 가두었으며,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국민들의 추모 행렬까지 위압하고 모독하였다. 집회는 신고의 대상이 아니라 허가의 대상이 되었고, 광장은 정권의 편의에 따라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부정하였다. ‘보수’를 참칭한 폭력 단체들의 온갖 불법 행위는 묵인되거나 조장되고 있는 반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시민 사회 단체들의 행동은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다. 현 정권의 부패에 대한 수사는 형식적으로만 진행되거나 아예 진행되지 않고 있는 반면, 전 정권의 비리에 대한 수사는 치밀하고도 모욕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이러한 폭거에 대한 선명한 증거이다.

 

  이에 더하여 이명박 정권은 사법부와 언론, 교육 기관이 정권에 대하여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부정하였다. 이명박 정권은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통하여 방송사와 교육 기관을 장악하고자 시도하였고, 비판적인 언론에 압력을 가하였으며, ‘미디어 관련 법안’들의 입법을 추진함으로써 대자본이 언론을 독점하도록 조장하고 있다. 교육 기관의 자율성을 주장한 황지우 총장은 자리에서 끌어 내린 반면,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한 신영철 대법관은 비호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의 사회경제적 기반을 파괴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생존의 한계에 몰린 노동자·철거민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하고 그들의 입을 막음으로써,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고소득층에 대한 특혜를 확대함으로써, 국민들 간의 사회경제적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최소한의 생계를 요구하는 용산 철거민들의, 택배 노동자들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절규는 그들을 삼키는 불길로, 박종태 열사의 주검으로, 대규모의 정리 해고로 되돌아왔다. 이들의 피 섞인 울음에 대한 정권의 대답은 최저 임금의 삭감과 7월로 예상되는 비정규직 대량 해고, 이른바 ‘뉴타운’의 건설과 종합 부동산세의 폐지였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남북관계에서도 시대역행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한반도· 동아시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 강경한 대북정책은 남북관계를 경색시켰고,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정권에 대한 정당한 비판들은 안보라는 명목 아래 탄압당하고 있다.

 

  이처럼 이명박 정권은 모든 면에서 국민을 배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반역에 맞서는 것은 국가의 주인된 국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이자,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몸 바친 선배 열사들에 대한 의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명박 정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민주주의의 총체적 위기를 야기하는 국정 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하라! 이명박 정권은 지난 과오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하나, 집회· 결사의 자유, 사상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공안탄압을 중단하라! 이명박 정권은 촛불집회 폭력진압 책임자를 처벌하고 집회에 대한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신영철 대법관은 탄핵되고 처벌받아야 한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도서에 대한 검열, 온라인 게시판에 대한 감시, 언론에 대한 통제를 중단해야 한다.

 

  하나.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제 악법의 입안을 철회하라! 이명박 정권은 ‘미디어 관련 법안’들을 철회해야 하며 ‘사이버 모욕죄’, ‘마스크 착용 처벌법’의 도입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비정규직법, 최저임금법 개정을 중단해야 한다.

 

  하나, 경제위기의 고통을 노동자서민에게 전가하는, 친기업· 반노동적인 정책을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대량의 정리해고, 임금삭감을 중단하고 비정규직, 청년실업의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

 

  하나, 용산철거민 살인진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 유가족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하라! 이명박 정권은 용산철거민의 죽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적절한 보상 없이 철거민을 거리로 내모는 재개발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하나.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대북 정책을 수정하라! 이명박 정권은 평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받들어야 한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한반도의 긴장을 이용해 민주주의적 요구들을 묵살하는 공안정국 형성을 중단해야 한다.

 

  이상의 요구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1960년 4월, 1987년 6월을 기억하라. 비판의 지성은 나약함을 거부한다. 이명박 정권이 이 땅의 시계를 되돌릴 때, 우리 또한 부득이 선배들이 못다 이룬 과업을 완성하기 위하여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때 우리의 행동은 더욱 철저하고 가차 없는 것이 될 것이다.

 

2009년 6월 10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학생회,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 법과대학 학생회, 사범대학 학생회,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약학대학 학생회, 인문대학 학생회, 자유전공학부 학생회, 생활과학대학 학생대표자 및 선언자 일동

 

 

 

뉴스에는 마치 총학에서 주도해서 한것마냥 소개되던데, 총학과는 무관하다. 총학이야 식권가능 사건으로 이미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는데 무슨. 아무튼 그냥 서울대 일반 학생들의 뜻이 모아진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2009년 6월 4일 목요일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 성명서

[전문]서울대 교수 124명 시국선언 성명서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 큰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길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단지 애도와 추모의 물결만은 아니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착잡하기 이를 길 없는 심경으로 나라의 앞날을 가슴속 깊이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서 각계각층의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전직 대통령의 국민장을 치러낸 것을 계기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으며 또 열어야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온갖 희생을 치러가며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어려움에 빠진 현 시국에 대해 우리들은 깊이 염려하고 있다. 작년 ‘촛불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소환장이 남발되었고 온라인상의 활발한 의견교환과 여론수렴이 가로막혔으며, 이미 개정이 예고된 집회 관련 법안들의 독소조항도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 또한 훼손되었다. 주요 방송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갈등을 겪는가 하면, 국회에서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미디어 관련 법안들은 원만한 민주적 논의절차를 거쳤다고 말하기 어렵다. 여야의 동의로 지난 3월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출범했지만, 여당 측 위원들이 회의 공개나 국민여론 수렴을 반대함으로써 위원회는 표류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언론법 처리 강행 방침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런 흐름은 민주주의의 기반인 언론의 자유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뿐 아니다. 현직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사건에서 보듯이, 현 정권은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상처를 입혔으며, 그에 따라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려는 전국 법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여론에 따라 일단 포기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탈바꿈하여 되살아나고 있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대북정책이 거둔 성과도 큰 위험에 처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때 집회의 강제 해산과 노동자 대량연행과 구속으로 맞서는 일 또한 구시대적 대처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노선의 차이나 이념의 대립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 존중과 민주적 원칙의 실천이다. 모든 국민의 삶을 넉넉히 포용하는 열린 정치를 구현하는 정부의 노력이 참으로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 과정 또한 이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검찰은 국가원수를 지낸 이를 소환조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사건 처리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추가 비리 의혹을 언론에 흘림으로써 전직 대통령과 가족에게 견디기 힘든 인격적 모독을 집요하게 가했다. 이는 엄정한 공직자 비리 수사라고 하기 곤란하며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되돌아보면 지난 1월 용산 철거민 농성에 대한 무모한 진압으로 빚어진 참사는 올해 벌어질 갖가지 퇴행적 사건을 예고했다.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으며, 검찰이 수사기록 중 핵심적인 대목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서울 서부지법 민사12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세입자의 재산권, 주거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현 정부의 근본적인 자기 성찰을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범국민적 애도 속에 주어진 국민적 화해의 소중한 기회를 잘 살리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를 우리는 간절히 희망하며, 다음의 구체적 요구사항을 제시한다.


1.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이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국민 각계각층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선언해야 한다. 더불어 현 정부와 집권 여당은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진심으로 국정의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1. 현 정부는 민주사회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1. 현 정부는 전직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정적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만 엄격한 검찰 수사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1. 현 정부는 용산 참사의 피해자에 대해 국민적 화합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제 위기 하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현 집권층이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민주적 요구에 대해 진지하고 성의있게 대응함으로써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적 화합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큰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을 것을 간곡히 바란다.


2009. 6. 3.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일동


서명자 명단 (2009년 6월 3일)
강우성 강진호 계승혁 고철환 구명철 구인회 권태억 김길중 김도균 김빛내리 김상종 김세균 김영민 김용익 김월회 김유용 김인걸 김장주 김재범 김종욱 김종일 김진수 김춘수 김현균 김혜란 김효명 남동신 류재명 모경환 문중양 민은경 박경숙 박동열 박명규 박배균 박태균 박현섭 박흥식 박희병 방민호 배은경 배철현 백도명 변현태 봉준수 성노현 손영주 송석윤 신광현 신종호 심봉섭 안광석 안삼환 양동휴 양현아 오명석 오석배 오순희 오용록 우희종 유용태 윤순진 윤여창 윤여탁 윤제용 이강재 이건수 이경우 이병민 이성중 이성헌 이애주 이인호 이일하 이창숙 이철범 이현숙 이형목 임호준 임홍배 장덕진 장승일 전종익 전태원 정근식 정용욱 정원규 정향진 조국 조영남 조현설 조형택 조흥식 최갑수 최권행 최무영 최영찬 최윤영 한상진 한숭희 한영혜 한인섭 한정숙 허원기 홍기선 홍성욱 홍승권 홍재성 홍진호 황상익
김명환(인문대) 김민수(미대) 김정욱(환경대학원) 김현진(인문대) 이건우(인문대) 이근(국제대학원) 이동수(환경대학원) 이상훈(사회대) 이용환(농생대) 이준호(자연대) 장진성(인문대) 전경수(사회대) 최병선(사회대) 최진영(사회대) 이상 124명
가나다 순 정리 (동명이인은 마지막에 나열하고 단과대 표시)

 

 

 

X선 같은 신문에서는 서울대 전체 교수 숫자인 1700여명을 운운하며 시국 선언의 의미를 깎아내리기에 몰두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 비율이 작은 것도 아니거니와, 바쁜 교수님들이 저만한 숫자로 참가해서 선언문까지 발표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시청 앞 광장에 200만명이 모였다면, 전 국민이 모이지 않았으므로 별 것 아니라 할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