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1일 목요일

기독 단체 vs 교회 원로 시국 선언

기독단체 공동 시국 선언문

 

▣ 기독단체 공동 시국 선언문 전문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지금 위기를 직시하고, 생명과 평화의 정신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수 십 년간 조금씩 발전시켜온 민주주의, 인권, 복지, 그리고 남북 간에 이어온 소중한 평화의 실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가치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이것들은 특정 정부나 몇 명의 대통령이 만들어낸 치적이기보다는 국민모두가 희생을 통해 조금씩 이루어 낸 자랑스런 공동유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지난 1년 여 간 이명박 정부는 전임정부의 모든 것을 전면부정하고 뒤집는 정책을 추구하면서, 소중한 우리 모두의 가치를 전부 무너뜨렸다.

 

집권 초 대미추종적 밀실외교는 촛불로 상징되는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원했던 국민들의 요구와는 전혀 다르게 대통령은 자기 추종자는 무조건 두둔하고 비판의 목소리는 무조건 탄압하는 전형적 독재의 행태를 보여 왔다. 특히 자기 사람이 아니면 그가 공기업체 사장이든, 임기가 보장된 법인체 대표든, 방송사 사장이든 갈아치우고, 심지어 평범한 국민의 인터넷까지 검열하려는 제왕적 권력을 휘둘렀다.

 

반면 자신의 지지층인 가진 자들에 대해서는 무리하게 법과 제도를 바꿔서라도 보호하려는 집착을 보였다. 서민들을 울려왔던 겨우 1% 땅부자들의 토지과다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는 유명무실하게 만들었고, 보수언론 및 재벌이익을 보장해 주는 언론법과 방송법, 총출제 폐지와 금산법 완화법안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 건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슬쩍 이름만 바꾼 채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무소통 기득권적 일방정치는 올해 들어 드디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적 결과로 연출되었다. 지난 1월 20일 용산 재개발구역 세입자들의 정당한, 그러나 억압된 항변이 마침내 6명의 소중한 목숨을 희생시키는 참극을 낳았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희생자인 세입자 및 유족들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한 채 관할 관청, 진압 경찰, 철거용역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수용한 불의한 재판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역대 가장 깨끗했던 대통령을 역대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 먼지털이식 표적수사를 통해 마침내 죽음으로 몰고 가고야 말았다. 평범한 서민에서부터 전직 대통령조차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 길을 찾지 못하고 무죄한 피를 흘리게 되는 시대는 분명 악한 시대다. “사람은 하나님의 모습으로 만들어졌으니 남의 피를 흘리는 사람은 제 피도 흘리게 되리라.”(창세기 9:6)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지난 10여 년 동안 남과 북이 함께 기초를 쌓아 조금씩 발전해 가던 화해와 평화, 공존의 성과들은 겨우 1년 여 만에 완전히 파탄나고 남북은 다시 전쟁을 걱정해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우리는 체제생존을 명분으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대미일변도 정책에 집착해 온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당국의 책임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수위 시절부터 북한의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식의 현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은 금강산, 개성공단을 좌초시켰고, 북한의 미사일과 핵 도전은 마침내 한국정부의 PSI 가입과 맞물려 다시 전쟁을 걱정해야만 하는 지경에 빠뜨렸다. 이것은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와 역사를 망치는 일이다. 결국 지난 1년 여 이명박 정부의 행태를 하나님의 말씀과 역사로 평가해 볼 때 심각한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단언컨대 공의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가난한 자들을 돌보지 않으며, 국민을 힘으로 억누르려는 정부와 권력은 반드시 망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지금의 행태를 근본적으로 돌이켜서 준엄한 심판을 피하게 되기를 충심으로 권고한다.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이다. 의롭고 올바른 재판을 하여라. 서로 사랑과 긍휼을 베풀어라. 과부와 고아와 외국인과 가난한 사람을 억누르지 마라. 다른 사람을 해칠 마음조차 품지 마라. 그러나 그들은 내 말에 복종하지 않았다. 그들은 등을 돌리고 귀를 막았다. 그들은 마음을 돌처럼 굳게 하고 나 만군의 여호와의 가르침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내가 옛적 예언자들을 시켜서 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 만군의 여호와가 크게 노하였다.”(스가랴 7:9~12)

 

그러나 한편 한국기독교와 교회는 단지 대통령과 현 정부를 무책임하게 비판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로 한국기독교의 과거와 현재이며, 그 열매이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는 역사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양심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물질주의와 성장주의의 전도사가 되어 오늘날 이명박적 가치를 만들어낸 정권의 하수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한국기독교와 교회는 참된 선지자의 자세를 되찾아 대통령과 권력을 향해 시시비비를 바로 전하는 공의로운 소리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깊은 참회와 회심의 기회를 가져야할 것이다.

 

<우리의 주장>

 

1.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의 난국을 불러일으킨데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용산참사에 대한 책임자와 전직 대통령의 죽음까지 불러온 표적수사 기획자들에 대한 문책을 단행하라.

 

1. 정부는 국제 엠네스티와 인권위원회 등의 경고를 받아들여 언론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1. 4대강 살리기를 가장한 대운하 건설과 특권층에 대한 세제 감면, 친 재벌정책, 미디어 관련 입법 등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하는 편향정책 시도를 즉시 포기하라. 필요하다면 이들에 대한 공정한 국민투표를 제안한다.

 

1. 정부는 위기를 조장하는 대결적 대북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지난 10년간 남북협력의 성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여 화해의 계기를 만들고 인도적 대북지원을 즉각 재개하라. 또한 지금의 전쟁위기를 진정성 있게 협의할 수 있는 방식의 대북특사 파견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무책임한 PSI 가입을 즉각 취소하라.


1. 이명박 대통령은 기독교 장로로서 5년간의 짧은 세속권력보다 하나님의 공의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적 대의에 입각한 정치로 돌아설 것을 진심으로 촉구한다.

 

1. 한국기독교와 교회는 현 정권의 탈선과 위기정국에 대한 연대적인 책임을 통감하며 하나님과 민족 앞에 깊은 참회를 고백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종교로 거듭날 것을 충심으로 호소한다.

 

2009년 6월 9일 이명박 정부의 탈선과 민족적 위기를 염려하는 기독단체 일동

 

<참여단체>개척자들, 공의정치실천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청년아카데미, 글로벌피스아카데미, 나눔과섬김교회, 새벽이슬,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성서한국부산연대, 송현샘교회, 얼굴있는거래, 역삼청년교회, 열린문교회, 예수로 교회, 인권실천시민행동, 좋은만남교회, 통일시대평화누리, 평화교회, 하나누리, 함께여는교회, 현대기독교아카데미,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이상 22개 단체.교회)

 

 

 

 

[시국선언] 교회 원로 33명(6월9일)

 

■ 시국선언문 전문


국가의 현 사태를 걱정하는 한국교회 원로 시국성명


일제의 압제 아래 온갖 가난과 헐벗음에 고통 받던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로 광복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건국하는 순간부터 한반도 적화를 시도하는 공산주의자들의 도전에 직면했으며, 북한의 도발로 시작된 6.25 전쟁으로 수백만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엄청난 희생과 피를 흘려야만 했다. 이후로도 호시탐탐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북한의 만행은 지속됐으며 지금도 북한의 핵실험 등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 평화는 크게 훼손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한 경제 붕괴의 위협으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 이 때,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 촉발한 국론분열과 정치적 대결과 혼란으로 우리의 조국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져있다. 이러한 국가적 비상상황에서 책임 있게 국정을 운영해야 할 정치권은 노 前대통령의 죽음을 앞세워 정치적 이득을 저울질하며 이미 열렸어야 할 임시국회조차 거부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저들의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정파이기주의로 인해 국가경제와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국민들은 정치혐오와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더구나 전직 대통령의 자살에 이어 생명존중을 가르쳐야 할 목사였던 모 인사가 현 정부 전복을 선동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마저 벌어져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는 이를 통해 살인과 같은 자살이 국민들 사이에 사회적 현상으로 번지고 있음을 지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대한민국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친히 체험하고 목격한 한국교회의 원로로서 작금의 상황을 국가적 위기와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한국교회 성도들과 함께 힘을 합해 기도할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대통령과 여당은 노 前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해 상심한 국민들이 심기일전 하며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민통합과 국정쇄신에 더욱 매진하라.

 

하나. 야당은 노 前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 공세의 빌미로 삼아 책임을 전가하고 의정활동을 중단하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국회로 즉각 복귀하라.

 

하나. 북한은 민족공멸의 핵 무장과 핵실험, 그리고 북한 주민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인권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저버리는 북한의 위협에 정부가 의연하게 대처해 온 것을 환영하며, 더욱 한미공조 등 한반도 안보강화 방안을 마련하여 국민 불안 해소에 최선을 다하라.

 

하나. 최근 국론을 분열시키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소수 지식인·정치인·학생들의 편향된 의사표현과 입장발표가 국가의 안위를 해치며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음을 개탄하며,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것이다.

 

하나. 한국교회는 지금 만연되고 있는 자살현상과 이를 유발한 근원적인 죄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성경적 가르침에 근거하여 자살에 대한 미화를 질책하고 생명경시풍조의 사회적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기도해야 할 것이다.

 

2009. 6. 9.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원로회 회장 정진경 목사 등 33명
■ 명단

길자연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김선도 감독(한기총 명예회장)
김장환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김준곤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김홍도 감독(기감 전 감독회장)
림인식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박종순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박치덕 목사(예장고신 증경총회장)
방지일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
신신묵 목사(한기총 전 공동회장)
박태희 목사(한기총 전 공동회장)
안영로 목사(한기총 전 공동회장)
오관석 목사(기침 증경 총회장)
이만신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이성택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이용규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이종성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
조용기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지덕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최복규 목사(예장대신 증경총회장)
최성규 목사(한기총 명예회장)
최윤권 목사(그리스도교회협 증경총회장)
최해일 목사(한기총 전 공동회장)
한명국 목사(한기총 전 공동회장)
계준혁 장로(한국장로회총연합회 증경회장)
김경래 장로(한국장로회총연합회 증경회장)
김상원 장로(전 대법관)
김영관 장로(전 해군 제독)
오건 장로(한국장로회총연합회 증경회장)
이연옥 권사(여전도회전국연합회 명예회장)
이응호 장로(한국장로회총연합회 증경회장)
최창근 장로(전 기독실업인회 회장)

 

 

두 선언문이 너무나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오죽하면 기독교 단체에서까지 MB정부를 까고 나오니, 교회 원로랍시고 한 자리 해먹고 계신 자신들은 MB에 힘을 실어줘야겠다 생각한건가. 지금 봇물터진듯 쏟아져나오는 시국 선언들을 애써 '소수 지식인,학생들의 편향된 의사표현'이라 폄하하며 그저 야당 탓, 북한 탓, 학생 탓 하고 있는 꼴을 보아하니, 그저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한국 기독교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왔다. 여태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와 그러한 출신 때문에 늘 모든것을 빨갱이탓으로 돌려야했던 보수 세력이 기득권을 장악한지 수십년째, 그리고 그들 옆에서 세를 키워온 한국 기독교 세력은 이미 그 종교적 순수성에서 멀어질대로 멀어져 그저 교세 확장과 돈 모으기, 기득권 보호에 치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용기, 김진홍 등 이름만 들어도 한숨이 나오는 소위 보수 목사들에겐 성경은 그저 그들의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다.

상단의 기독 단체 선언문을 보고 기독교에도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으려나 생각했지만, 아니나다를까. 이 땅의 민주적 가치가 훼손되고 정의가 무너져내리는 상황에서 생명 경시 풍조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생명 경시 풍조가 별것 아니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노무현 서거 후의 이 상황을 생명 경시 풍조라 해석해내는 저들의 머리가 한심할 뿐) 한심한 저분들이 사라지지 않는한, 여전히 한국 기독교의 미래는 어둡다.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서울시립대 총학의 시국선언
    서울시립대 총학이 2009년 6월 10일 시국선언을 하였다.. 지금 너나 할것없이 시국선언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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