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6일 금요일

2009년 06월 25일 SK vs KIA (광주) - 아이고 힘들다

경기일 : 2009년 06월 25일 ㅣ 구장 : 광주 구장

 

타자성적

 

투수성적

 

 

SK와 이틀 연속 연장 혈투를 벌였다. 두 게임 모두 어찌보면 기아가 무난히 잡고 넘어갔어야 하는 경기였음에도 역시나 부실하기 짝이 없는 공격력과 수비력 때문에 힘들게 경기를 수행한 것이었다.

 

어제 경기만 해도, 이현곤이 9회에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저질러 박경완을 부상케 하고(물론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하도 답답해서 해보는 소리다) 연이어 유동훈은 견제구를 또 엉뚱한 곳에 던져서 무사 3루 위기를 초래했으니, 그것이 바로 기아 엉성 야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운 좋게 실점을 안해서 패배를 모면했으나, 그냥 거기서 지는게 나을 뻔 했다. 그리고 수비도 수비지만, 안타 9개에 사사구를 10개나 얻었음에도 3점밖에 얻어내지 못한 타선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늘은 홍세완의 쓰리런으로 무난히 승리를 챙기나 했다. 하지만 7회 2사 후 구원등판한 김영수가 구톰슨이 남겨놓은 1루 주자를 깔끔하게 불러들이더니, 8회엔 유동훈이 또 견제 실수로 1점을 헌납했다. 유동훈은 오버스로우 송구를 좀 연습하든지, 비투구 상황에서 사이드로 던지는 연습을 할 필요가 절실해 보인다. 투수도 또 하나의 야수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송구 능력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덕분에 마무리 한기주의 조기등판이 이루어졌고, 결국 또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래서 또 지겨운 연장전.

 

결국 12회 초 점수를 뽑지 못한 SK의 김성근 감독이 경기를 깔끔하게 포기해주시면서 승리는 기아가 챙길 수 있었다. SK는 3루수 최정이 마운드에 올라 146Km 직구를 던지며 역투했으나 기아의 안치홍에게 3루타를 얻어맞았다. 그리고 이성우에게 볼넷을 내준 후 김형철 타석에서 김성근 감독이 취한 수비 포메이션이 가관이었다. 좌타자를 상대로 2루수, 유격수를 왼쪽으로 크게 이동시켜 1,2루간을 완전히 비워둔 것이었다. 이것은 경기를 포기한다는 명백한 의사표시였으며, 현 무승부 규정에 대한 항의표시이기도 했다. 어차피 또 비길바에야, KIA에 승리를 챙겨줘서 두산을 압박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을 수 있다.

 

 

아무튼 수비위치 이동과 무관하게, 패스트볼로 경기가 싱겁게 마무리됐다. 참 쌩뚱맞다.

 

그래도 밤새 인천으로 올라가서 현재 3연승 중인 LG전을 내일부터 준비해야 하는 SK로서도 불펜을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고, KIA로서도 광주만 오면 펄펄 날아다니는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소중한 1승을 챙길 수 있어서 다행인 순간이었다.

 

결국 KIA는 SK와 12번 상대해서 5승2무5패로 대등한 전적을 가져가게 되었다. 지난해 SK에게 크게 밀렸던 것을 감안하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왠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전적이다. 너무 아쉽게 놓친 경기가 많아서일까.

 

현재 기아의 순위는 3위이지만, 투수력 빼고 다른 성적만 보면 이 순위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타율 8위, 출루율 7위, 장타율 8위에 실책은 1위(51개)로서 타력, 수비력 모두 리그 최하위임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KIA의 실책 수는 51개, SK의 실책 수는 50개 이지만, 팀 실점과 자책점의 차이는 KIA의 경우 39점, SK는 25점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실책 수는 비슷하더라도, 막상 그것이 실점으로 이어진 경우는 KIA가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꼭 팬들의 뒤통수를 날려주는 것이 KIA 수비의 행태인 것이다.

 

언제쯤 두 팔 두 발 뻗고 편안하게 KIA의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안치홍은 고졸 신인, 김선빈은 이제 겨우 고졸 2년차로서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겠지만, 그들이 하루빨리 성장해서 안정된 키스톤 콤비를 보여주길 바라본다. 그리고 이현곤은 좀더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고, 김종국은 다시 돌아간 함평에서 잃어버렸던 수비를 다시 찾아와주었으면 한다. 키스톤 콤비만 잘 돌아가도 훨씬 질 좋은 야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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